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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미국 견제 속 위안화 흐름

by IdleMoney 2025. 4. 12.

최근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기축통화의 지형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2025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취임 이후,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다시 강화하며 중국에 대한 강력한 관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달러 중심의 기존 경제 질서에 커다란 균열을 일으키는 동시에,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가능성을 더욱 현실적인 담론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달러 패권의 위기, 중국의 위안화 전략, 그리고 중국 경제의 신뢰도 측면에서 위안화의 기축통화 전환 가능성을 심층 분석해보고자 한다.

달러위기: 통화패권 흔들리나

미국 달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국제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달러는 전 세계 금융과 무역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달러의 절대적 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정부는 대규모 부양책과 재정 지출을 단행하면서 부채 규모가 GDP의 130%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통화가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일부는 안전자산으로의 기능 약화를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주도한 금융제재는 달러 시스템의 정치적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동결되면서 여러 국가들은 “제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달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은 보호무역주의 부활의 신호탄이 되었다. 그는 재임 초기부터 중국산 제품에 평균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첨단 기술 및 반도체 수입을 제한하는 등 강경한 무역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정책은 세계 무역의 안정성을 해치고, 다수 국가들에게 달러 기반의 국제 무역 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일부 신흥국 및 비서구권 국가들은 달러 결제 시스템을 회피하거나, 중국 위안화, 러시아 루블, 유로 등 대안 통화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BRICS 국가들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위안화 기반 결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달러가 절대적인 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통화질서의 변화는 미국의 금융 패권이 약화되는 동시에, 위안화와 같은 대체 통화의 부상 가능성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패권 경쟁: 중국의 위안화 전략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해왔다. 중국의 전략은 단순히 외환 거래 확장을 넘어,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구조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를 구축하여 위안화 기반 국제 송금 및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고, 이는 SWIFT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와 맞물린다. CIPS는 현재 전 세계 110개 이상의 국가와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위안화 결제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중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일부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와 위안화 기반 거래 협정을 맺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석유 거래에서 일부 위안화 결제를 도입하였고,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대금을 위안화로 수령하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달러의 국제결제 비중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으며, 위안화의 기축통화화를 위한 포석으로 작용하고 있다.

IMF가 관리하는 SDR 바스켓에 2016년 위안화가 편입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위안화가 주요 국제 통화로서의 지위를 공인받은 것이며, 현재 SDR 내 위안화의 비중은 약 12.28%에 달해 유로화 다음으로 높다. 특히 2025년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 제재를 더욱 강화함에 따라, 중국은 러시아, 브라질, 남아공, 이란 등 반미 정서가 강한 국가들과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심의 글로벌 통화 네트워크와 대조되는 위안화 블록이 실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CBDC)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전자화폐로, 국제 결제에 있어서 중간 수수료를 줄이고,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금융혁신은 기존의 달러 기반 인프라와 차별화되며, 위안화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경제: 위안화 신뢰 가능성은?

기축통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제 규모나 결제 인프라 구축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다. 현재 중국은 세계 2위의 GDP를 보유하고 있고, 무역 규모에서도 미국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외환시장 개방 정도, 자본 자유화 수준, 정치 체계의 안정성과 투명성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까지 위안화에 대한 신뢰는 제한적이다.

중국은 외환시장에서 여전히 자본 유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환율도 사실상 정부 주도로 관리되고 있다. 이는 국제 투자자들에게 '위안화 리스크'로 인식되며, 자산 다변화 수단으로 위안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법치주의 미비, 국가 주도의 기업 경영, 정치적 리스크 등도 국제 신뢰도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점진적인 개방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홍콩을 중심으로 한 위안화 금융시장의 확대, 채권 시장 개방, 외국인 투자 허용 범위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BRICS 국가들과 함께 디지털 통화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결제의 표준을 새롭게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디지털 위안화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송금 및 결제를 담당함으로써 효율성과 안정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달러나 유로가 갖지 못한 디지털 경쟁력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압박이 중국에게 단기적인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구조적인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는 중국에게 ‘달러 없는 생존전략’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중심의 자립경제 구축이라는 목표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정책 결정자들은 향후 10년을 위안화 국제화의 결정적 기회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통화 전쟁의 중심에서 위안화가 생존 이상의 ‘패권’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5년 도널드 트럼프의 재취임과 함께 강화된 미국의 무역제재와 관세정책은 달러 중심의 경제 질서를 흔드는 또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 반면, 중국은 이에 맞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신흥국에서는 이를 받아들이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물론 단기간 내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다극화되는 국제금융 질서 속에서 위안화의 존재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향후 10년은 달러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갈 수 있는 중대한 시기로, 지금부터 그 흐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다.